계좌 지급정지와 카드 정지, 동시에 해야 하는 이유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분실했거나 보이스피싱이 의심될 때, 가장 먼저 은행에 전화를 걸어 계좌를 막습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죠. “이제 돈은 못 빼가겠지?”

하지만 이것은 반쪽짜리 대처입니다. 범인들은 막힌 은행 문 대신, 활짝 열려있는 ‘신용카드’라는 뒷문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왜 계좌와 카드를 1분 1초라도 빨리 ‘동시에’ 정지시켜야 하는지, 그 구조적인 위험성과 한방에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따로 하면 털린다! 동시 정지가 필수인 3가지 이유

  1. 서로 다른 결제망 (별개 시스템): 은행 계좌(입출금)와 신용카드(결제/대출)는 전산망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습니다. 계좌를 막아도 카드는 긁히고, 카드를 막아도 계좌 이체는 가능합니다.
  2. 오픈뱅킹의 맹점 (연쇄 인출): 범인이 스마트폰을 확보했다면, 오픈뱅킹을 통해 A은행 계좌 잔액을 B은행으로 옮기거나, 카드 앱에서 카드론(대출)을 받아 계좌로 꽂은 뒤 인출해 버립니다.
  3. 간편 결제(Pay) 자동 충전: 계좌가 막혀 있어도, 이미 등록된 삼성페이나 네이버페이 등에 연결된 카드로 고액의 상품권이나 물건을 결제할 수 있습니다.

[한눈에 비교] 계좌만 막았을 때 vs 카드만 막았을 때

하나만 막으면 어떤 구멍이 생기는지 표로 정리했습니다. 범인은 정확히 이 빈틈을 파고듭니다.

상황 계좌만 지급정지 함
(카드 방치)
카드만 분실신고 함
(계좌 방치)
막히는 것 계좌 이체, ATM 출금,
체크카드 결제
신용카드 결제,
카드 현금서비스
뚫리는 곳
(위험 요소)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쇼핑몰 결제, 교통카드 기능
오픈뱅킹 타행 이체,
앱을 통한 비대면 인출
결과 계좌는 안전하나,
수천만 원 빚(대출) 생김
카드는 안전하나,
통장 잔고 ‘0원’

심층 분석: 가장 무서운 시나리오 ‘카드론 + 오픈뱅킹’

최악의 상황은 범인이 ‘카드론’을 실행하는 것입니다. 카드론은 은행 대출과 달리 심사가 거의 없이 즉시 입금됩니다.

  1. 범인이 내 핸드폰으로 카드사 앱 접속
  2. 카드론 3,000만 원 신청 (본인 인증은 탈취한 폰으로 해결)
  3. 대출금이 내 은행 계좌로 입금됨
  4. 범인은 오픈뱅킹으로 이 돈을 즉시 대포통장으로 이체

이 모든 과정이 5분 안에 일어납니다. 계좌나 카드 중 하나만 살아있어도 이 연결고리는 끊어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반드시 두 가지 경로를 동시에 차단해야 합니다.

[해결책] “어카운트 인포”로 1분 만에 싹둑!

은행마다, 카드사마다 일일이 전화할 시간이 없습니다. 금융결제원에서 운영하는 ‘어카운트 인포(계좌정보통합관리)’ 서비스를 이용하면 모든 은행 계좌와 카드를 한 번에 정지할 수 있습니다.

  • 서비스명: 내 계좌 지급정지 / 내 카드 한눈에
  • 방법: 어카운트 인포 앱 또는 웹사이트 접속 → [본인계좌 일괄지급정지] 신청
  • 효과: 내가 가진 모든 금융권(1, 2금융권, 증권사)의 오픈뱅킹과 이체가 즉시 중단됩니다.

막는 순서가 피해 규모를 결정한다

금융 사고 대응은 ‘속도’와 ‘범위’ 싸움입니다. “계좌 막았으니 됐어”라고 안심하지 마시고, 즉시 카드사에도 연락하거나 통합 서비스를 통해 모든 결제 수단을 동결해야 합니다.

만약 한발 늦어서 이미 카드론 대출이 실행되었거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갔다면, 이제는 단순한 신고를 넘어선 법적 대응이 필요합니다. 이때 “내가 얼마나 신속하게 신고했느냐”는 추후 은행과의 과실 비율 산정에서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초기 대응 이후 은행과 책임 소재를 다투는 구체적인 기준과 방법은 금융 사고 발생 시 은행 vs 고객의 책임 소재를 가르는 법적 기준 분석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골든타임은 지났어도, 피해 구제의 기회는 아직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